삼성이 CJ그룹 측에 정문출입을 금지하고 선영 내 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을 사용하지 못하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과 CJ그룹은 올 2월부터 이병철 선대회장의 차명 재산을 놓고 법적 소송을 진행하면서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기 때문에 이 같은 일로 불 난데 기름에 붓는 격이으로 갈등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4일 CJ그룹에 따르면 삼성호암재단은 지는 6일 CJ그룹에 ▲가족 행사가 없음 ▲오전 10시30분~오후 1시 삼성그룹 참배 ▲타 그룹은 오후 1시 이후 자유롭게 방문 ▲정문 출입 불가, 선영내(이병철 회장의 생전 가옥) 한옥 사용 불가 등의 내용을 통보했다.
CJ그룹은 “가족 간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삼성의 통보는 가족 행사를 통해 선대 회장의 업적과 뜻을 기리고자 하는 추모식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며 “특히 삼성 측이 정문 출입을 막고 제수(제례에 쓰는 음식) 준비에 필수적인 한옥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이건희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가족들은 지난 24년간 정문·한옥을 통해 선영을 참배해왔으며, 맏며느리인 손복남 CJ 고문은 한옥에서 제수를 준비해왔다”며 “‘뒷문으로 왔다가라’는 삼성의 통보는 사실상 다른 형제와 그 자손들의 정상적인 선영 참배를 막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CJ그룹은 “예년처럼 정문과 한옥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암재단을 통해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선대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은 선영에서 부사장급 이상 50여명과 함께 별도의 추모식을 가질 계획인바 정문 과 한옥 사용을 삼성 측에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추모식 개별 진행이 삼성가 상속 소송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CJ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 회장의 주식 중 상속분을 달라며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까지 법정다툼이 진행 중이며 추모식 이후인 오는 28일에는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일로 감정이 상한 이건희 회장이 추모식을 그룹별로 따로 하자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 측은 CJ측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14일 참고자료를 통해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식과 관련해 호암재단이 선영 참배를 막은 적이 없음에도 CJ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설명을 드린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올해 선대회장 추모식은 그룹별로 진행하기로 하고 호암재단이 각 그룹에 설명 및 참배 안내를 했다”며 “한옥은 선영 참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한옥은 영빈관으로 사용하는 주거시설로, 제수를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며, 제수와 제기는 삼성이 준비한다고 사전에 알려줬기 때문에 한옥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정문 출입을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 삼성측은 “선영에는 정문으로 불리는 곳이 없으며, 선영에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를 안내해 준 것이다”며 “삼성 사장단도 매년 이 진입로로 출입해 왔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은 “추모식을 그룹별로 하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소송과도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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