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하락으로 '하우스푸어(House Poor)' 점점 늘어나
집값하락으로 '하우스푸어(House Poor)' 점점 늘어나
  • 김희숙 기자
  • 승인 2012.06.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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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숙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85%로 한 달 전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61%에서 5개월 연속 오른 가운데 2006년 10월의 0.94% 이후 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것. 곤두박질하는 집값에 세계 경기 불황까지 겹쳐 연체율은 이미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등한 원인은 집단대출이다.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대란의 핵심 뇌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4월말 현재 은행의 가계 집단대출 잔액은 102조4,000억원으로 은행 전체 가계대출(451조1,000억원)의 22.7%, 주택담보대출(305조6,000억원)의 33.5%에 달한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5월말 0.43%)의 4배를 넘어 전체 가계부채의 연체율 증가를 주도하는 셈이다. 집단대출이란 아파트 건설사가 지급 보증을 서고 은행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중도금·잔금을 일괄 대출해 주는 것으로 최근 아파트 시세 하락에 따른 분쟁과 건설사 자금 사정 악화로 지난 5월 말 연체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1.71%로 솟구쳤다. 최근 김포 한강신도시에 들어선 W아파트 계약자 500명은 최근 "분양가가 턱없이 높아 손해를 봤다"며 시공업체엔 계약해지를, 집단대출을 해준 은행엔 갚을 빚이 없다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냈다. 중도금 납부도 거부하고 있다. 집단대출의 위험성은 돈 갚을 능력을 따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도 받지 않으니 이미 대출한도를 넘었더라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것. 중도금대출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집단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거나 향후 집값이 올라야 한다는 단서를 충족하지 못하면 언제든 시한폭탄이 된다. 입주 시점에 집을 팔아 이자를 내고 조금이라도 벌 요량으로 DTI 기준을 초과해 돈을 빌렸는데 집값이 떨어지거나 팔리지 않으면 이자 및 원금상환 부담을 견뎌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연체를 하거나 소송으로 피해를 모면하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집단대출이 이뤄진 단지 가운데 분양가가 주변 주택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아파트가 절반이 넘고(58.7%),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라 집값이 더 떨어진다면 대규모 연체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입주도 하기 전에 '하우스푸어(House Poor)'로 전락하는 가구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 하우스푸어는 120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집단대출이라는 뇌관은 연쇄적인 가계부채 연체 사태를 넘어 입주 거부로 부실자산을 떠안는 건설회사의 부실화를 가져오고 나아가 은행의 건전성 악화로 결국에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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