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침체로 소득개선 쉽지않은 게 문제
[박봉민 기자] 가계 빚 900조 원 시대다. 가계부채의 부실화를 놓고 우려도 깊어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현재 가계부채(가계신용)는 911조 4,000억 원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8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인 7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더욱 큰 고민은 증가세. 2006년 이후 다소 둔화세를 보이던 가계부채는 2010년 전년 대비 2.4%p 오른 9.8%를 기록했다. 같은 해 GDP 성장률 6.3% 보다 높은 수치다.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도 국가경제를 불안하게 만든다. 5월 말 현재 국내 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97%로 전월 말 대비 0.08%p 상승했다.
특히 비교적 저신용자들의 이용이 높은 대부업체의 연체율이 지난해 말 현재 8.0%. 최근에는 10%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와 부동산 등 경제정책 결정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10년 미국 부동산 가격 붕괴로 인한 가계부채 상환 여력 저하가 글로벌 위기를 촉발했다는 교훈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결국 가계부채 문제는 상환능력. 상환능력만 되면 가계부채는 위험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1분기 실질 소득이 1년 전 보다 2.5% 증가한 반면 물가 상승률은 3.0%를 나타냈다. 소득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 빚어지는데 대출이자와 원금은 어떻게 갚아야 하나.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고용률 향상을 통한 상환능력의 향상과 실질소득이 향상될 수 있는 쪽으로의 경제 정책 운용이다.
하지만 최근의 유럽 경제 위기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로 국내 경제 역시 위축된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역시 쉽지 않은 대목이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원구원은 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문제는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이 문제”라며 “하지만 정부 정책의 연착륙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어느 정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2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다중채무자들이 늘어난 문제가 있고 저소득층이나 저신용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악화되고 있는 점들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많기 때문에 만일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 부실화될 가능성이 주택가격과 연동해 상존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 자금이 주택구입자금 이외에 사후자금이나 생계자금 쪽으로 많이 이용된 부분들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가계대출의 질이 저하된 것이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쏟아낼 수 있는 대책은 다 내놓은 상태다. 가계대출이 너무 빨리 늘어난다는 게 문제가 돼서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고도 했고, 1,2금융권에서 가계 대출에 대해서 충당금 가중치 상향 조정도 다 했었고, 저신용저소득 계층의 이자부담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들어서는 2금융권에서 대출 받은 것을 1금융권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변동금리와 단기만기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장기만기에 고정금리로 유도를 하고 있다. 여러 가지 내놓을 수 있는 대책들은 최근 일년 간 충분히 나온 것 같다. 이제는 이러한 대책들이 잘 지켜나가지는 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
그녀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소득이 개선이 되면 가계부채 상환 능력이 높아지는 만큼 소득 개선을 어떻게 유도해야할 지에 대해 거시 전반적으로 같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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