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미래 알지못하고 어렵고 허망해보이나"
[칼럼]"미래 알지못하고 어렵고 허망해보이나"
  • 최형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12.10.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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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 대한 정의감'

[에브리뉴스=최형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발틱해 3국이라고 불린다. 서로 이웃하면서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비슷한 경험을 해왔기 때문에 또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18세기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다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독립하여 공화국으로 출발했으나 강대국 사이에 끼여 소수 민족의 비애를 느껴야 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독일과의 비열한 거래를 통해 소련이 지배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독립에 대한 열망을 실천하기 위해 소련의 탱크에 맞서 대대적인 인간 띠를 만들었다.

1989년 8월 23일 오후 7시 탈린, 리가, 빌니우스를 잇는 600km의 땅에 200만 명이 손에 손을 맞잡고 사상 최대의 인간 띠를 만들었다. 또 그들은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 결과 이들 3국은 평화적 독립을 얻을 수 있었다. 소련군은 함께 연결된 그들에게 물대포를 쏘거나 탱크로 위협하는 일을 감히 범하지 못했다.

우리는 미래를 잘 알지 못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허망해 보일지언정 서로 손을 잡고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힘이 되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31일 백혈병 치료에 필요한 혈액이 없어서 환자 생명이 위태로워진 사태가 발생했다. 만 명 중 8명만 있는 희소 혈액 RH-O형을 구하기 위해 환자의 어머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트위터에 SOS를 타전했다. “RH-O형 피를 급히 구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글이 순식간에 수천 명 수만 명에게 전달되면서 세 시간 만에 혈액 기증자가 무려 6명이나 나타난 것이다.

서로 도울 때 어려운 일은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비길 정도로 중요한 것은 악에 대항하는 정의감이라고 생각한다.

큰 개가 주인의 앞을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그 개가 종종걸음을 치더니 무슨 냄새라도 맡은 듯 가만가만 걸어가기 시작했다. 부리가 노랗고 머리에 솜털이 난 새끼 참새 한 마리가 보였다. 보금자리에서 떨어진 것이다. 새끼 참새는 몸을 움츠린 채 부실한 날개를 계속 쳐대고 있었다.

개가 새끼 참새 가까이 이르렀을 때 돌연 나무 위에서 목이 까만 어미 참새가 개 코 앞으로 마치 돌멩이처럼 날아 내렸다. 그리고는 전신을 벌벌 떨면서도 절망적인 부르짖음을 날리며 흰 이빨을 드러내 보이는 개의 입을 향해 두세 번 날면서 덤벼들었다.

어미는 새끼를 구원하고자 자기의 몸을 내던진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몸뚱이는 공포로 벌벌 떨고 있었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어미는 안전한 높은 가지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강한 힘이 그를 날아 내려오게 했다. 그것은 새끼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이때 개 주인이 나타났다. 개 주인은 개를 제지하고 참새 새끼를 둥지 위에 올려 주었다.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은 악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그것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될지언정 악에게 틈을 보이는 것은 더 많은 피해를 야기케 만든다.

성악을 공부하는 이들은 반드시 파사지오란 말과 맞서야 한다. 파사지오는 영어의 Passage(통과)를 의미하는 이태리어이다. 이 용어는 17세기 이탈리아의 벨칸토 창법에서 유래했다.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소리의 성질을 바꿔야 하는 지점이 있기 마련인데 이 지점에서 소리의 성질을 바꾸기란 성악가들에게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에 대해 무지하면 목소리를 버리게 될 수도 있다.

흉성 영역에서는 혀의 위치를 낮게 하고 두성 영역에서는 혀를 들어주는 게 일반적인데 흉성에서 두성으로의 이행이 어려운 셈이다. 턱 관절 이완이 관건이고 소리를 모음화시키는 것이 파사지오 완성에 필요하다. 파바로티도 이것을 완성시키기 위해 거의 6년을 매일 연습해야 했다.

파사지오를 완성하여 득음을 하려고 성악가들이 많은 시간을 노력하는 것처럼 인생도 치열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게 된다. 적당히 산다고 말하는 것은 비굴함을 전제로 하는 좋지 않은 말이다. 그 사람은 결국 다른 이들에게 필요 없는 존재이거나 피해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야 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의 안위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동참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최형선 프로필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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