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기영주 기자] 평소 자신의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남 K씨. 그는 전날 음주로 인해 대중교통 지하철을 이용했다. 가뜩이나 전날 과음을 한 탓에 속이 좋지 않았다. 마침 자리가 생겨 앉아 졸면서 가고 있었는데 K씨에게 날벼락을 맞았다.
갑자기 옆에 앉은 한 젊은 여성이 다짜고짜 K씨의 뺨을 때린것. '당신 치한이야?'라는 외마디소리와 함께. 잠에서 덜 깬 K씨는 영문도 모른채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느냐고 되물었고 여성은 '당신이 자는 척 하면서 내 허벅지를 더듬었잖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 여성은 '너 같은 건 감방에 가야 된다'며 언성을 높였고 옆에 있는 또 다른 여자는 '맞다. 이남자 아까부터 수상했는데 만지는 걸 봤다'라고 맞장구를 쳤다는 것.
K씨는 억울하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그 여성의 완강한 태도에 어쩔줄 몰랐다고 한다. 이때 마침 맞은편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내가 아까 봤는데 당신(여자)들 자리에 앉은지 얼마 안됐잖아? 여자들 같은 일행아니였어?'라고 얘기하며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는 게 K씨의 설명.
"당시 상황을 목격한 아주머니로 인해 겨우 치한으로 오해받지 않고 무사히 출근하게 됐다. 그 상황에서 증인이 없었다면 나는 꼼작도 못하고 치한으로 몰려 피해보상을 해야 될 상황이었다."
다름없이 붐비는 2호선에 몸을 싣고 퇴근하던 L씨. 외근이 많은 터라 피곤해 잠시 잠을 청하려 했는데 갑자기 젊은 여자가 L씨의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L씨는 졸려서 그러겠거니 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놔뒀다고 한다. 몇 분후 그 여자가 갑자기 손을 잡으려 소매를 잡았고 당황한 L씨가 손을 뿌리치면서 상황 이 정리 됐다고.
남성들 "어이 없다"
'꽃뱀'범죄가 만연해지면서 수법도 갈수록 대범해지고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원래 꽃뱀은 '여자 제비족'의 속칭으로 보통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나 술집에서 남자를 꼬드겨 성관계를 맺는 식으로 유인한 뒤 돈이나 금품을 갈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합의금을 노리고 지하철에서 남성에게 성추행을 했다고 우기며 합의금을 뜯어내는 '지하철 꽃뱀' 사례가 등장해 출퇴근길 남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있다.
앞서 두 남자의 사례들 처럼 운좋게 상황정리가 될 수도 있는 반면 지하철 꽃뱀에게 당해 50~200만원이상의 돈을 뜯겼다는 남성들도 적잖게 있다.
이처럼 지하철 꽃뱀들이 쉽게 돈을 뜯을 수 있는 이유는 남자들이 지하철 치한으로 몰릴 경우 여성의 증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한 남성의 대부분은 피해 여성의 진술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이처럼 지하철 성추행의 경우 여성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를 노리고 꽃뱀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경찰관계자는 "요즘 법을 역이용하는 지하철 꽃뱀들이 많다. 나이든 중년남자 등을 타겟으로 삼고 이 같은 상황극을 조작해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위협해 돈을 갈취한다"며 "실제로 이렇게 당하는 남성들도 많고 피해사례들도 많다. 이 같은 경우에는 순식간에 남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다. 그러니 항상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지하철 꽃뱀에게 걸리면 무조건 합의금 명목의 돈을 뜯겨야 하는 것일까?
<에브리뉴스>가 지하철경찰대에 이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문의해 본 결과 "잘 모르겠다"는 입장만 들을 수 있었다.
지하철경찰대 수사1, 2대 측은 "지하철 꽃뱀사건은 접수 된바가 없다.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팀 또한 "처음 들어본 사건이다. 몇 만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하지만 이런 사건이 기존에는 벌어진 적이 없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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