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종열 기자]유전자변형식품(GMO)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고 있지만, 이를 알고 섭취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제조·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와 단백질이 남지 않은 식품은 GMO 표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GMO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최근 10년간의 연도별·품목별·업체별 수입량과 사용처, 사용량, 원산지 등을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결과,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수입된 연도별 대두(총 1021만3068t), 옥수수(총 1086만4678t), 유채(총 6만6344t)의 생산량만 확인할 수 있었다.
식약처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을 근거로 청구내용을 비공개 통지했다. 아울러 수입신고 시 수입식품 등의 사용처, 사용량, 원산지는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보부존재’ 통지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GMO 승인 현황을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유전자변형농산물 186품목, 유전자변형식품첨가물 31품목, 유전자변형미생물 9품목이 수입·생산됐다.
여기에는 유전자변형식품 승인 품목과 신청자(기업), 특성, 용도, 승인일이 기재돼 있었다.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공개된 자료를 비공개하고 있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GMO 농산물은 중복을 포함해 몬산토코리아(유) 81품목, 신젠타코리아㈜ 30품목, 코르테바아그리사이언스 코리아(유) 26품목, 바이엘크롭사이언스 23품목, 다우아그로사이언시스 인터내쇼널리미티드 19품목, 한국바스프(주) 9품목, 아벤티스 1품목, 제넥티브코리아 1품목 등을 수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2품목은 상업화가 중단됐다.
유전자변형미생물은 CJ제일제당 3품목(1품목 중단), 대상 2품목,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 설계와 합성 연구단 2품목, 삼양사 1품목, 에이피테크놀로지 1품목이 승인돼 생산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 소비자, 유전자변형식품 구별·선택 방법 없어
유전자변형식품첨가물은 노보자임스코리아 23품목, 다니스코뉴트리션앤드 바이오싸이언스코리아 4품목, 크리스찬한센 AS 2품목, 대상 1품목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에스엠뉴트리션은 1품목을 수입했으나 상업화를 중단했다.
GMO 226품목이 승인돼 수입·생산되고 있지만, 유전자변형식품 표시대상으로 승인받은 식품은 대두, 옥수수, 면화, 카놀라, 사탕무, 알팔파, 감자 등 7개 농산물에 불과했다.
특히, 유전자변형농산물은 제조·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또는 단백질)가 남지 않아 검사 불가능한 식용유, 당류(포도당·과당·엿류·당시럽류·올리고당류), 간장, 변성전분, 주류(맥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일반증류주·기타주류) 등에 사용되는데, 이들은 현행법상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식품제조 시 GMO이 일시적으로 사용되거나 극미량 사용된 경우도 유전자변형식품 표시 제외대상이다. 가공보조제, 부형제, 희석제, 안정제의 용도로 사용된 경우도 제외된다.
사실상 소비자는 유전자변형식품을 구별하고 선택할 방법이 없다. 유전자변형식품의 사용처와 사용량, 원산지도 알 길이 없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GMO 등의 표시기준이 제정됐지만, 예외사항이 수두룩해 소비자가 유전자변형식품을 파악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식품을 선택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고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유전자변형식품 표시제도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식약처와 수입·생산업체는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GMO를 사용해 식품을 가공했다면 모두 이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GMO완전표시제를 실시해 소비자의 알 권리,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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